알코올은 독성 화학물질이므로 인체에 들어가면 독작용을 일으켜 장기와 기관의 조직을 파괴한다. 부갑상선이 알코올에 의해 파괴되면 회복이 어렵고 한번 골격의 칼슘이 빠져나가 뼈가 섬유성이 되거나 구멍이 숭숭 뚫린 것과 같은 상태가 되면 이 또한 회복이 쉽지 않다.
갑상선(甲狀腺)은 후두 바로 밑 기관의 윗편과 앞쪽에 위치하는 황색의 복숭아 씨 모양의 내분비선이다. 이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갑상선 호르몬은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무기질 등의 대사를 촉진시키는 대사 호르몬이다.
이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해지면 크레틴병(Cretinism)이 온다 그레틴병은 정신적, 육체적 발육이 늦어질 뿐만 아니라 백치와 같은 증세를 보인다. 성인이 되어도 골 발육이 늦어져 어린아이의 뼈를 방불케 한다. 또한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대사가 정상인의 20∼30%밖에 미치지 못하므로 피부는 건조해지고 몰골이 흉해지며, 얼굴은 주름 투성이가 된다. 나이에 비해 알코올중독자들이 훨씬 늙어 보이는 것이 바로 알코올로 인한 갑상선 호르몬의 부족 때문이다.
신체의 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 호르몬으로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그것은 타이록신(Thyroxine)과 트리아이오도타이로닌(Triiodothyronine)으로 이들 호르몬은 기초대사를 항진시켜 섭취한 음식물을 연소시켜 인체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만드는데 촉매적(觸媒的) 역할을 한다. 트리아이오도타이로닌이 타이록신보다 4∼10배 가량 대사량이 강하다.
오리고(Orrego)는 5∼10년 이상의 장기 음주자들 중 3분의 1이 갑상선 호르몬의 저하 현상이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갑상선 호르몬의 결핍으로 크레틴병에 걸리지 않았다 하더라도 호르몬의 분비량이 현저히 감소되었다면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갑상선 분비가 정상이 아니라면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등의 대사도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고, 아울러 정신과 육체의 발달도 성숙하지 못할 것이다.
또 하나의 큰 문제는 만성 알코올중독자들은 거의 본능적으로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동안 성격까지 왜곡되어 치료는 물론 가족까지 어렵게 만든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 칼럼을 통해 알고 있다. 이런 성격의 변화는 단순히 심리적 요인뿐만 아니라 갑상선 호르몬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갑상선 바로 뒤에 좌우로 두 개의 부갑상선이 있다. 부갑상선은 작은 팥알 크기의 분비선을 가지고 있다. 부갑상선이 분비하는 호르몬은 위에서 언급한 갑상선 호르몬과는 전혀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 부갑상선 호르몬은 혈액 속의 칼슘을 골격으로 내보내기도 하고, 골격 속의 칼슘을 끌어들이기도 한다. 칼슘의 대사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능의 부갑상선 호르몬이 결핍되면 혈액의 칼슘도 결핍되고, 근육 활동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칼슘을 혈액에서 근육으로 보내지 못하기 때문에 근육 경련을 일으키게 된다. 그 증상은 먼저 손과 발 그리고 입술이 저려오고, 소변을 자주 보며 경련이 일어난다. 경련은 먼저 두 팔과 엄지손가락이 오그라들고 다른 손가락은 반대로 펴지며, 나중에는 사지가 뻣뻣하게 굳어진다.
반대로 어떤 원인으로 부갑상선 호르몬이 과잉 분비되면 혈액 속의 칼슘이 증가되어 탄력감과 식욕 감퇴, 체중 감소, 근 관절통 및 복통과 구토가 일어난다. 뼈의 칼슘이 혈액으로 이동하게 되므로 소변으로 지나치게 많은 칼슘이 빠져나가는 동안 신장 결석을 일으키기도 한다. 칼슘이 대량으로 유실된 골격은 치밀도(緻密度)를 잃어 푸석푸석해진다. 이런 상태를 섬유성 골염 또는 골다공증이라 부른다.
펭(Peng)은 사람, 개, 쥐를 대상으로 중증 알코올중독자의 혈액의 칼슘을 조사한 결과 대상자 대부분이 저칼슘증이 있었음을 발견하였다. 뿐만 아니라 부갑상선 호르몬 분비에 필요한 마그네슘의 저하와 체내 칼슘 합성에 필수인 비타민D의 부족도 함께 발생한 것을 발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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